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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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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8년 8월 25일(토) 저녁 7시

장소 :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오랫만에 진짜 마음에 드는 대극장 뮤지컬을 보았다.


크리스챤의 관점에서... 인간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뮤지컬이라 생각된다.  


(스포 가득합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에 의해 창조된 '괴물'은 인간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한다.

창조주(?)인 빅터를 비롯해.. 만나는 모든 인간마다 그를 욕하고 도망치며 때리고 배반하며 죽이려 한다.

유일하게 도망치지 않은 '어린 아이'는 인간에게 철저히 실망한 '괴물'에 의해 '어른 인간'이 되지 않도록 죽임을 당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몇 가지 장면을 리뷰해 보면.. 


 장면1 빅터와 앙리가 처음 만나 서로의 가치관이 충돌하다가 앙리가 빅터에게 협력하기로 하는 장면

넘버는 "단 하나의 미래"..


빅터> 생명은 그저 우주의 우연으로 나타난 것이고 인간으로 진화를 거듭하다 실패한 진화의 결과로

서로 싸우고 죽이는 상태가 되었다.. 그런 인간들은 새로운 구원자를 원한다.. 

그건 바로 인간에게 불멸의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 그럼으로써 새로운 인간상을 만드는 것..


앙리는 생명의 신의 섭리이고 결코 인간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맞선다. 

하지만 넘버가 계속되면서 앙리는 빅터의 이상에 설득당하고 함께 하기로 결정한다.

 

이 넘버의 가사가 너무 놀랍다.

'금단의 사과'.. 이 부분에서 빅터는 손뼉을 치며 비웃지만.. 

결과적으로 빅터와 앙리는 자신들의 교만한 결정으로 인한 처철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빅터는 앙리에게 도덕 따윈 잠시 잊으라고 하지만..

자신들(결국 앙리도 자초한 결과)이 창조한 피조물 괴물을 향해 도덕을 잊어버린 인간은

철저히 그 댓가를 치르게 된다.


생명을 창조하고 스스로 신이 되려고 한 자들이 자초하는 비극..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고 도망친 인간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이루어지는 많은 유전공학적 기술들.. 이게 정말 무섭다.

인류를 이롭게 한다는 미명아래

이미 우리의 먹거리는 조정되고 있고, 앞으로 태어날 후손들까지도 조절하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일들이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될지.. 스스로의 멸망을 자초하게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의도로 포장된다고 할지라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의 역사와 사회, 정치 환경을 통해서 알기 때문이다..


 장면2 괴물을 괴롭히며 자크가 깨방정 떨며(?) 부르는 넘버 "넌 괴물이야"


전동석 배우의 자크가 꽤 인기가 높은 듯하다.

키크고 잘 생기고 노래도 아주 잘 하는 배우의 앙증맞은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근데.. 그 옆에서 사람을 닮은 '괴물'은 온갖 괴로움을 당하고 있었다.

몽둥이에 맞고 인두로 지져지고 쇠사슬에 묶이는 등.. 

누군가 내 앞에서 그런 일을 당하고 있다면 과연 웃으며 볼 수 있을까...

왠만해선 그럴 수 없을 거 같다.

연출님이 그런 부분을 노린 걸까..

학대당하는 '괴물'을 두고 즐겁게 춤추며 노래하는 자크, 

그리고 '괴물'의 괴로움엔 아랑곳없이 웃을 수 있는 관객들..

비록 극이긴 하지만.. 상황을 상상해 보면.. 모르겠다..

인간의 잔인함과 악함을 이렇게 비교해 보여주는 듯해서 마음이 씁쓸했다..


 장면3 어린 아이와 대화하고 결국 어린 아이를 물에 빠뜨려 죽이는 괴물 


"너도 커서 어른이 되면 인간 행세를 하겠지.."


극중 유일하게 괴물을 무서워하지 않았던.. 순수한 어린 아이였지만..

결국 이 아이도 어른이 되면 추악한 인간이 되리란 생각에 아이를 죽여 버린다..


연출님.. 순수한 아이도 똑같은 인간임을 이렇게 보여 주다니요.. 와..

이 장면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그래.. 인간은 태어나면서 부터 죄인인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악한 성품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모르겠다..

이 극에서 나는 인간에게 철저히 실망할 수 밖에 없음을 보았다.

인간에게 아무 소망이 없음을 보았다.

인간의 본성은 태어날 때부터 악함을 보았다..


나에겐 예수님밖에 소망이 없음을 보았다..



 배우들

전동석, 카이 배우 모두 처음이었다.


두 배우 모두 잘 생기고 무엇보다 노래를 너무 잘해서 기립박수로 응답해 주었다.


서지영, 안시하 배우는 뮤지컬 '밑바닥에서'와 '벤허', '올슉업(안시하)'에서 보았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최고였다. 특히 안시하 까뜨린느의 '산다는 건'.. 마음을 울리는 넘버다.


어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이정수 배우, 이희정 배우님을 비롯한 모든 앙상블 배우님들 모두 제 역할을 잘 해주었다.


 4연이 돌아 온다면 다시 보게 될거 같다.

오랫만에 마음을 두드리고 생각하게 하는 뮤지컬이었다.


한 가지 성경 말씀이 생각난다.


주의 긍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소멸되지 아니하였나니 그분의 불쌍히 여기심은 끝이 없도다. (예레미야애가 3:22 흠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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