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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세상엔 책이 많다~

책 - 생쥐와 인간

분노의 포도/생쥐와 인간
국내도서
저자 :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 / 노희엽역
출판 : 동서문화사 201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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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두꺼운 책에서 '생쥐와 인간'만 읽었다.

얼마 전, 연극을 보고난 후 흥미가 생겨 찾아 읽게 된 책이다.


첫번째 읽을 때는, 조지와 레니의 비극에

두번째 읽을 때는 조지와 레니를 둘러싼 이들의 외로움에 눈길이 갔다.


배움은 적지만 민첩하고 똑똑한 조지,

몸집은 크고 힘은 세지만 정신지체인 레니,


이 둘은 농장 일꾼으로 항상 함께 다닌다.


일반적인 농장 일꾼들은 혼자 다니며

한달 급여를 받으면 술과 노름, 여자로 다 날려 버리고

이리 저리 떠돌이 생활을 하는데,

이렇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같이 다니는 것을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한다.


새로 가게 된 농장에서도 처음에는 이들의 관계를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조지가 레니의 돈을 착취하는 것으로)

아이같이 순수한 레니와 똑똑한 조지의 우정과 성실함을 인정하게 된다.


조지와 레니는 다른 농장 일꾼들과는 다르게 

돈을 모아 자신들의 땅을 가질 꿈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는 레니는 

그 농장에서 토끼를 키우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고

그래서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겠다고 조지에게 약속하고 지키려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뜻밖의 사고로 인해..

레니는 농장주 아들의 아내를 죽이게 되고

이들의 꿈은 산산조각나고.. (이들과 함께 꿈꾸었던 캔디 노인의 미래도)

결국 조지는 자신의 친구인 레니의 뒤통수에 총을 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하지만 생쥐야, 앞날을 예측해 봐야 소용없는 건

너만이 아니란다.

생쥐와 인간이 아무리 계획을 잘 짜도

일이 제멋대로 어그러져

고대했던 기쁨은 고사하고

슬픔과 고통만 맛보는 일이 허다하잖니!

로버트 번스 '생쥐에게 To a Mouse' 중에서 / '생쥐와 인간'(비룡소) 중



이 책의 제목 '생쥐와 인간'은 위의 '로버트 번스'의 시를 읽고 붙인 것이라고 한다.

이 소설 속, 조지와 레니, 그리고 캔디 노인의 상황에 이 시의 구절이 딱 들어 맞는 것 같다.


우리 인생도 이렇게 예상하지 못하는 일의 연속인 것처럼..


첫번째 이 책을 읽을 때는 이렇게 앞날을 알 수 없는 인간의 운명에 공감하고 불안하기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믿는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두번째 읽을 때는 또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 왔다.

극심한 외로움들...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없고 관심도 없어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조지와 레니는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 하면서

다른 농장 일꾼들은 혼자 다니고 돈을 다 탕진하고 미래가 없이 살지만

우리는 너와 내가 있어서 그렇지 않다고 서로 이야기 한다.

이 관계에서 레니가 일방적으로 조지에게 도움을 받는 것 같지만..

아니었다. 서로 의지하는 한몸같은 친구였던 것이다.


이 소설 속 비극의 원인 제공자는 농장주 아들인 컬리의 부인(이름도 나오지 않는다.)이다.

소설에서는 마치 창녀처럼 표현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을 찾고 있었을 뿐이란 생각이 든다.

그녀의 주검 앞에서 캔디 노인이 내뱉은 말.. "불쌍한 것.." 이 속에 그 모든 것이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남편 컬리는 그녀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힘이 얼마나 센지만 보여주려 했고 자기 생각으로 아내를 대하려고 했다.

그러나 보니 그녀는 다른 남자들(농장에 여자는 없었다.)에게 관심을 돌리고 그들에게 자기 이야기를 하려 했을 뿐이다.


그리고 캔디 노인은 그나마 오랜 시간 함께 한 늙은 개가 있어서 그 지독한 외로움을 견뎌 냈던 것 같다.

칼슨에 의해 그 늙은 개가 죽임을 당하고 난 후, 삶의 의욕을 잃었을 때,

조지와 레니의 꿈에 동참하게 되어 잠시 행복한 미래를 생각하고 반짝 빛을 내었었다.

그마저도 레니의 사건과 죽음으로 인해 모두 사라져 버렸다.


농장의 유일한 흑인 일꾼 크룩스.. 아무도 그의 거처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무시당하는 흑인 일꾼이다.

순진한 레니가 그의 집에 방문한 첫 손님이었고 그 뒤에 따라 온 캔디 노인과 함께 크룩스는 

이 농장에서 거의 처음으로 사람대 사람으로서 대화를 했던 것 같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런 일꾼들이 모인 농장에서 

완전히 다른 조지와 레니가 서로 아끼고 챙기며 농장일을 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조지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으로 레니를 죽였을 때.. (고통없이 빠르게, 레니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앞으로 조지의 삶은 다른 농장 일꾼들과 같이 미래없는 매일의 삶을 살게 될지.. 어떨지 잘 모르겠다.

그나마 슬림이 있어서 조지를 붙들어 줄 수 있었을까.. 이 소설의 이후를 상상하는 것조차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이 소설 속에서 

사람의 지독한 외로움.. 그리고 알 수도 없고, 어찌할 수도 없는 미래.. 인간 삶의 참 모습을 보았다. 

참 지독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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