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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 미드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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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일 오후 6시 /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2~3명의 주인공이 밀도있게 대립하는 내용의 공연을 좋아해서 선택하게 된 뮤지컬이다.

초연과 달리 영국 오리지널 연출이라는 것도 흥미를 끌었다.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하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처음 무대 위에 콘트라베이스를 비롯한 여러 악기들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저렇게 소품을 사용하면 배우들이 움직이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배우들이 등장해서는 그 악기들을 들고 실제로 연주를 하는 것이었다. 와우~

연주자들은 액터뮤지션이라고 불리는 실제 배우들이었고 극중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극의 내용은 무거웠지만 액터뮤지션 배우님들의 활약으로 조금은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배경은 구소련, 스탈린이 독재 통치하던 1937년 마지막 밤, 자정 직전이고 

젊고 사랑스러운 한 부부의 집에 누군가 찾아 오면서 극은 시작된다.


독재자들의 통치 시대는 언제나 그렇듯 이 때도 스탈린의 피의 숙청이 폭풍처럼 몰아치는 때였다.

정치경찰 엔카베데(NKVD)의 방문을 받은 사람들은 예외없이 돌아오지 못했고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며 고발하고 끌려가고 돌아오지 못하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때였다.


젊은 부부 또한 그런 시대에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착하고 연약한 아내 우먼은 "요즘같은 세상엔 내일이 오는 게 더 무섭단 말이야.." 라면서 두려움을 토로하고

듬직한 남편인 맨은 두려워하는 우먼에게 '조치를 취했다'면서, 

우먼에게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안심시킨다.


1937년의 마지막 밤을 축하하고 새해를 맞이하려고 둘만의 파티를 하려는 순간,

쾅!쾅!쾅! 세찬 문소리와 함께 '비지터'가 방문한다.

처음엔 엔카베데인 줄 알았었는데


이 낯선 비지터는 부부의 비밀스런 진실을 모두 알고 있었고

그의 폭로 앞에 부부의 민낯이 완전히 다 드러나게 된다.


와우..


우먼을 보호하기 위한 맨의 조치가 무엇인지 밝혀졌고

무엇보다 우먼의 실제 모습은.. 와.. 공연으로 확인하시길..




'비지터'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시계가 멈춰지고 계속 살아나는 것으로 봐서 엔카베데는 아닐 것이다.

 

맨과 우먼의 양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악마일 수도 있고..


맨이 자신과 우먼을 지키기 위해 한 조치와

우먼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행한 일들,

또 우먼의 아버지인 대령의 악행 속에서


그들의 양심은 그들의 마음을 계속 두드렸을 것이다.

결국 그 두드림에 문을 열었을 때, 그들의 추악한 모습이 드러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그들의 추악한 마음이 초대한 악마일 수도 있겠다.

결국 맨은 우먼에 대한 사랑 때문에 마지막 양심을 지키며

악마의 선택을 받지 못해 뛰어 내리지만

우먼은 양심을 버리고 스스로 악마가 되기를 선택했다고 생각된다.



러시아는 엄청난 격변을 겪은 나라다.

그래서 러시아 배경의 스토리가 그렇게나 많은가 보다.


저런 독재 상황에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맨이나 우먼처럼 적극적인 고발자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고문과 고통을 견딜 수 있을까..

그 극도의 고통 속에서는 고문자들이 원하는 대로 

그저 아무 이름이라도 불러댈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우리나라도 러시아 못지 않은 격동의 역사를 가진 나라다.

그런 역사의 시기를 거쳐 온 사람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의 풍요와 자유에 감사하다.


하지만 항상 생각해야 겠다.

나와 가정의 안위만 생각하고 내 양심의 소리를 무시하다가

나도 알지 못하는 새에 내가 누리는 특권을 당연시 여기게 되고

누군가의 삶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프리뷰인데도 불구하고 배우들 연기는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

그리고 마음을 사로잡은 액터뮤지션 배우님들

피아니스트 오성민님의 연주

익살스러우면서도 귀에 쏙 꽂히는 넘버들


행복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다시 한번 보러 가야 겠다~ 미드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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