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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드라마 의문의 일승 9, 10회를 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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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SBS 공식홈페이지


요새 드라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빠른 전개를 자랑하는 SBS '의문의 일승'이다.

일단 이 드라마에 대학로의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좋다.

전성우, 윤나무, 최대훈.. 이미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들이라.. 이 드라마에는 연기 구멍이 없다. 


특히 김희원배우, 예전 영화 '아저씨'에서 정말 정말 엄청난 악역을 연기했었지.

그런데 그 후 어느 단막극에서 귀휴를 나가는 여재소자와 동행하는 교도관 역활로 나왔었는데,

이렇게 순둥한 아저씨가 없는거다.. 

그리고 몇몇 예능(런닝맨, 무한도전)에서 외모와 다른 반전 매력을 보여줬지. ^^

그 후 나에겐 믿고 보는 배우가 되었다.

여기서도 허술한 듯 보이지만 심지가 굳은 참형사의 매력을 뽐내 주신다.


'의문의 일승'은 코믹한 장면도 많이 있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참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악역들을 움직이는 힘은 오직 '돈'과 '권력'이다.

소위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돈에 대한 집착, 그리고 그에게 비정상적으로 충성하는 사람들.

그 충성자들도 돈과 자신들의 안위가 목적이겠지.. 

비록 드라마에선 과도한 설정일 수도 있겠지만.. 모르겠다. 

이미 우리나라 정치권의 국정농단 사태와 거기에 개입된 국정원의 모습이.. 

어쩌면 현실은 더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모든 일이 명백히 밝혀지면 좋겠다.


더 웃긴 것은 이들이 다 배우고 똑똑한 사회의 엘리트들, 지도자들 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블랙요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자기 생각이 전혀 없다.

그것이 나라를 지키는 일도 아니고 그저 개인의 돈을 지키는 일인데도 말이다.

국정원이 그냥 아무나 들어가는 곳도 아닐텐데..


첫 방송에서 백경이 진짜 오일승을 거꾸로 매달고 자백을 받아 내려고 구타를 하다가 사망하자

"에러났다"고 표현했다. 마치 컴퓨터 게임 속 캐릭터를 대하는 느낌이었다. 소름이 끼치는 대사다.


요새 게임들은 실감나는 이미지들이 많아서 총쏘는 게임에서는 진짜 사람이 죽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정말 잔인하지만 자주 보다 보니 감흥이 없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도 잔혹 범죄를 많이 다루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사람이 죽는 묘사가 많이 나온다.

비록 내용 전개상 필요한 상황이라 해도..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이런 장면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0회에서도 김윤수 검사가 김종삼(가짜 오일승)을 향해 이광호 근처에 자살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고 했는데,

여기서 자살자들이 진짜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소름이 끼친다.

자신들의 이익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컨테이너에 실어 밀항선에 버리고..

자신들의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남의 소중한 것을 인질삼고 버리고, 죽이고.. 


비록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짓들이지만.. 

하지만.. 일상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지만 내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봉사와 호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갑질 행태가 대표적일 것이다. 나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잘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이 상황에서 떠오르는 뮤지컬 넘버가 있다.

뮤지컬 '빨래'의 '책 속에 길이 있네.' 이다.


   책 속에 길이 있네

   책 속에 돈이 있네

   책 속에 길이 있네 

   책 속에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

   남아수독 오거서

   형설지공 주경야독

   형설지공 주경야독

   독서는 마음의 양식.. (이하 생략)


노래 가사로만 본다면 책을 읽어라. 좋은 내용이다.

그런데 극중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빵'이라 불리는 '서점 주인'인데

그의 모습이 가관이다.


직원들 시간외 수당, 야근 수당 이런 건 가볍게 패스하고 

막말, 부당 해고, 성희롱 등 온갖 부정한 짓들을 하면서도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지난 해 국정농단을 일으켰던 사람들, 문고리 3인방 등이 생각났다.

드라마 '의문의 일승'의 국정원 블랙요원들, 이광호, 국수란, 안태정..


우리가 선망하는 SKY 나온 분들,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한 엘리트들..

많은 책도 읽었을 사람들.. 근데 왜.. 저런 모습일까..


책을 읽으면 사람이 바뀐다는 데, 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인문학 열풍이 있긴 한데.. 

저런 사람들은 그런 인문학책도 열심히 읽었을 거 같은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얼마 전에 네이버 기사에 나온 내용이 답이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제목 : 한국을 휩쓸었던 인문학 열풍은 과연 무엇을 남겼나 (출처 : 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 25호 / 필자 : 이효정)


이 글에서 보면 인문학은 지식이 아니라 '관점' 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게 답인거 같다. 

인문학은 마구잡이 지식으로 쌓아지는 것이 아니라 깊이 생각해서 내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 학문인 것이다.


그런 관점의 변화를 위해서는 적은 수의 책을 읽더라도 멈추어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는 참 멋진 책이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대한 작가의 해석과 생각이 아름답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작은 움직임, 말들을 가볍게 지나가지 않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게 인문학의 힘이겠지만.. 여전히 멈추어서 많이 생각해 보아야 할 거 같다.


드라마 '의문의 일승' 참 재미있다.

주인공 윤균상 배우와 전성우 배우의 케미가 좋고 그들의 모습이 예쁘다. 

둘 다 멍뭉미가 장난이 아니네.. ^^

드라마 보며 중년의 아줌마는 실컷 눈호강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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