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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네이버 실황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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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이렇게 네이버에서 공연실황을 중계해 주는 것이 너무 좋다~

처음 뮤지컬 "팬레터"를 실황중계 한다길래 좋기도 하면서.. 

다 공개가 되면 누가 보러 갈까? 생각했었다.. (영화 스포처럼)


그러나 생중계 후, 내 손은 티켓팅을 하고 있었다.. ^^

좋은 공연들은 생중계가 결코 손해가 아닌 것 같다.

방구석 1열도 좋지만, 공연은 실제 그 장소에서 함께 느끼고 호흡하는

그 장소, 그 시간만의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소문은 자자한데, 아직 보지 못했던 공연..

역시나 재미와 감동을 모두 느끼게 하는 공연이었다.

왠지 크리스마스에는 이 공연을 보러 가야 할듯 하다.


갑자기 사라진 반신불수 환자, 최병호씨를 비롯해서

치매 환자 이길례 할머니, 알코올 중독자 정숙자씨..

카톨릭 재단에서 운영하는 무료 병원에서 치료받는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불리지만 

그들도 뜨겁게 사랑해 주던 사람이 있었고 

뜨겁게 사랑한 가족이 있었던 사람들이다.


각자의 사연 속에서 정말 마음이 아팠던 것은..

피해자가 비난받고 모든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이길례 할머니나 정숙자씨, 그리고 봉사자 김정연씨까지 사실은 피해자들인데 

살아 남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쑥덕거림과 비난 속에서 모든 일을 '자기 탓'이라 여겨 

술에 빠지고 정신을 놓아 버리고 멀리 도망쳐 버린다.


근거없는 생각과 소문으로 이들을 쫒아낸 가해자들은..

자신이 그런 일을 했다는 기억조차 하지 못할텐데 말이다.

어느 순간 우리 사회에 '약한 것은 나쁜 것' 이란 생각이 자리잡은 것 같다..


어린 최민희도 부모가 찾아올까 하여 동네를 떠나지 못하고 홀로 집을 지키는 것 뿐인데,

동네 남자들의 마음을 흔든다는 이유로 쫓아내야 할 대상이 되고 만다.


가끔 누군가에 대해 '-카더라' 소식을 듣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누군가, 또는 어떤 상황을 비난하고 "..가 싫어." 라고 말할 때가 있다.

마음 한켠에서는 '너도 잘 모르쟎아.. 소문일 뿐이쟎아..' 라는 생각도 들지만

머리 속에 편견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 그 생각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소문도, 왜곡도 빠른 스마트한 세상인지라..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님을 꼭 기억해야 하겠다.

최근엔 악의적인 편집의 피해자들(일반인이든 유명인이든)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나를 비롯한 누구나 그런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겠다.. ㅠㅠ


유쾌한 극 속에 우리 현실의 아픔과 슬픔을 잘 녹여 내었고

'결국 가진 것 없는 불쌍한 사람들'의 공감과 긍휼히 여김으로 인해

최병호씨와 민희는 함께 떠날 수 있게 된다.


2005년도에 초연된 극이라(벌써 13년 전이다.)

지금 감성으로는 촌스럽고 신파스럽기도 하다.

심지어 병원 식구들이 함께 협력해서 최병호씨를 돕는 모습은 판타지 같기도 하다.


하지만.. 간간히 들려오는 현실 뉴스에서도

이런 공감과 따뜻함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있고

그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 극의 결말이 꼭 비현실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나도 누군가에게 따스함을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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